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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2. 7. 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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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생아 중환자실 의사의 고백.txt

https://blog.naver.com/notandy/222074048139

나는 어제까지 의사였다.
그리 부자가 아닌 집에서 태어났다.
과외는 못했지만 죽도록 공부해서 의대에 왔고 학자금대출로 학업을 마쳤다.

남보다 체력이 좋아서 밤새고 오래 일하는 과를 선택했지만 그래도 아기들 보면서 일하는 게 참 좋았다.
소위 기피과를 했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정말 살려보는 과여서 10년동안 최선을 다했다.
후회는 없다.

코로나가 터지고 2일에 한번 공문이 쉴새없이 왔다.
처음에는 우한에서 온 사람만 검사를 해준다 했다.
중국에서 오는 모든이들을 해야한다 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외국인 입국을 막고 조금이라도 감염을 막아야 한다 했지만 나같은 일개의사의 생각은 아무도 듣지 않았다.

코로나 키트가 풀렸다고 언론에서 났던 날로부터 일주일이 지나서야 각 병원에 키트가 세팅이 되었다.

열나는 환자들은 검사할수 없었다.
보건소에서는 신천지가 아니면 검사가 불가하다 한다. 차라리 이 환자가 신천지랑 잡촉했다고 말해야하나 많이 고민했다.

마스크나 방호복은 구할 수 없었다.
직원들이 키친타월을 덴탈마스크 안에 대고 쓰는걸 보고 안산의 마스크공장가를 돌았다.
계약을 했으나 정부에서 반출을 막기 전날 현금을 들고왔다던 중국인에게 빼앗겼다.

속옷 10장을 가지고 당직실로 돌아와 아이와 영상통화를 하며 지냈다.
방송에 나오신 유명한 감염 교수는 국경을 막을 필요 없다 했다.
그분의 병원으로 아기를 전원하고 싶었으나

중국인 산모의 아기라는 이유로 거부당하였다.
국경은 열었으나 본인 병원은 닫았던 아이러니.
그러나 그는 여전히 방송에 나온다.

중환자실 환자에게 약을 쓰지만 50만원짜리 약을 써도 나라에서는 50만원을 준다.
장갑 수액라인 등 부재료는 나라에서 주지 않는다.
나는 공짜이다.

밤을 새서 중환자실을 지키지만 그래서 나는 언제나 가장 적자 내는 의사이다.
많은 당직 수시로 울려대는 전화, 전공의와 다름없이 살지만 이미 40에 가까운 나이이다그러나 나는 병원에서 가장 돈 못 벌고 밤 많이 새는 의사이다.
나와 같은 전공을 한 사람들은 일할 곳이 없어 레이저를 잡는다.

신생아중환자실은 없어진 곳이 더 많아졌다.
누구보다 간담도 수술을 열심히 하던 당찼던 외과의는,
간담도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없어 가슴성형을 하러 떠났다.

그가 밤을 새고 배웠던 그 기술과 지식은 중증수술을 하는 병원이 없어 펼칠 곳을 잃었다.

외래에는 중국인 환자가 3개월 보험료를 내고 1000만원이 넘는 약을 건강보험으로 타간다.

중국에 갔다가 일년 후 다시 약을 타러 오겠다며.
그러나 나는 환자를 거부할 권리가 없다.
그가 우리 재정을 좀먹고 있음을 알아도 나는 그럴 권리를 나라로부터 받지 못했다.

제주의 한 동료는 삭감을 감당하다 결국 일산화질소 치료를 포기했다.
제주도에 단 한대였던 그 기계를 포기한 후 한달후 그로 인해 한 아기가 헬기를 타고 서울로 가야 했다.
살았을까 그 아이는.

그 치료에 수억의 삭감을 물리던 심평원은 그 아기의 헐떡거림을 모를 것이다.
본인들이 어떤 결정을 한 건지 알고는 있을까.

사직서를 내고,
드디어 잠을 편안하게 자본다.
내 핸드폰이 어디 있는지 몰라도 가슴이 쿵쾅대지 않는다.

내 환자를 계속 보고싶지만 우리중환자실은 문을 닫을 것이다
운영할수록 손해인 이곳을 더 해달라 말도 할 수 없다.

얼마나 많은 병원에서 신생아중환자실과 중환자실을 포기했는지.
얼마나 많은 의사들이 음압 병동이 없어 코로나 환자를 집으로 보내야 했는지.
왜 이런 곳에 쓸 돈은 없고 10년뒤의 공공의전만 중요한지.

흉부외과 동료가 심장수술을 할 병원이 없어 정맥류 전문개업을 해야 할 때 당당하고
듬직했던 그들이 얼마나 작아 보였는지.
나의 이름은 계속 바뀐다.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동안 코로나 전사가 되었다가 공공재가 되었다.

나는 누군가처럼 대단한 아비를 두지 못해 쉽게 의사가 되지도 1.1의 학점으로 의대를 졸업하지도 못했으나 후회 없이 일했다.

공공재가 아니라 자유의지를 가진 의사로서, 또 직업인으로서 오늘은 정말.. 정말 깊은 잠을 자고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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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7

일상 2021. 2. 27. 21:20

“Yea though I walk through the Valley of the shadow of Death, I shall fear no evil...because I am the meanest motherfucker in the Valley.”


 Bruce H. Norton, Force Recon Diary, 1969: The Riveting, True-to-Life Account of Survival and Death in One of the Most Highly Skilled Units in Viet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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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view.do?ncd=3584601

[엄중식 객원해설위원]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은 참으로 안타깝고 충격적인 일입니다. 

...중략...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의료 사고는 의료기관의 기본 중의 기본인 환자 안전과 감염관리에 충실하지 않은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민낯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의료기관조차 도 성장 논리에 갇혀서 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인색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특히 충분히 훈련된 의료인을 확보하여 안전한 진료 체계를 구축하고 환자 안전과 감염관리에 필요한 1회용 물품이나 시설 장비를 갖추어 운영하는데 충분한 투자를 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는 면역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특히 신생아의 경우는 정상적인 면역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신생아 중환자실과 같은 진료 공간은 특별한 환경관리가 필요하며 무균적 시술과 안전 주사 실무와 같은 기초적인 감염관리에 충실해야 합니다.

....중략 .....2015년에 있었던 메르스의 유행과 빈발하는 의료 사고에서 경험하듯이 의료기관의 안전을 위한 투자를 결코 아껴서는 안 됩니다. 안전한 병원을 만드는 것이 국민 안전 확보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임을 정부와 의료기관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위의 글은 금일 오전 모 방송국의 오전뉴스 사설입니다.

저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늘어놓는 한국 공영방송의 수준에 개탄하며

잠못자가면서 nicu 에서 중환을 보고있을 의료진들에게 그저 미안할 따름입니다.

한국의 신생아중환자실이 말도 안되는 수가체계 아래에서 얼마나 적자를 보는 구조인지는 하나도 관심없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언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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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김x대 의원와 이국x 교수님을 둘러싼 소란에 대해 말을 더 보태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이사태를 보는 우리나라 언론의 시선이랄까? 언론의 모습을 보면 

이국x 교수님의 당직방에까지 카메라를 들이대지만 과거 아덴만 사건때와 유사한 1차원적 보도 밖에는 없다.


그 교수님이 왜 의사로써 일하기가 힘든지, 언론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언론에 부탁드린다"는 말까지 해가면서 말하고 싶었던건 무엇인지 보도하지않는다. 아니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것 같다.


심층적인 문제 접근,아니 심층적이지 않아도 좋다. 수박겉핥기식으로라도 보도 하지않는다.

그 교수가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도 왜 병원에 매년 적자를 10억씩 안겨주게 되는지?  그래서 욕먹는 존재라고 자조하는게 되는 구조적 문제점은 무엇인지?


뉴스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을것 같아서 그럴수도 있다. 복잡하고 골치아픈 기사는 원래 사람들이 잘 안읽으니까. 

정말 그래서 구조적인 문제점이나 원인도 알고 어찌 보도해야 되는지 알고있음에도 그런식으로 보도 하지않는거라면 언론의 자격이 없는 것이고 언론의 자유,알권리등등을 말할 자격도 없다.

반대로 뭘 몰라서 그런 보도를 못 한다면? 뭐 더이상 할말없는 것이고



얼마전 독감가격이 왜 천차만별인지 문제 제기하는 어처구니 없는 뉴스에 달린 어느 인상깊은 댓글이 떠오른다

언론사마다 기사들 다 똑같은데 기자들 월급도 다 같아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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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떠난 별들

일상 2016. 12. 26. 11:51

2015년 작년에도 두분의 King 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가셨지만

올해에도 많은 스타들이 떠났다.

젊은 시절을 풍족하게 채워준 그분들에게 감사하며 또 한해를 보낸다.


1월 

피에르 불레즈



지기스타더스트 데이빗 보위





2월에는 움베로토 에코




3월에는 


비틀즈의 명 프로듀서 조지마틴 


ELP의 키스 에머슨 ( Oh! C'est La Vie. )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막상 찾아보니 온화하게 나온 사진이 드물다....)




4월에는 프린스가 떠났고



10월에는 You spin me round의 피트 번즈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아마데우스로 친숙한 네빌 마리너 경



11월에는 레너드 코헨



리언 러셀



12월에는 하인리히 쉬프



그리고 조지 마이클




그리고 캐리 피셔...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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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시대에 살지어다. 

-고대 중국의 저주-


꼬꼬마때 읽은 시드니 셀던 할아버지의 "the Doomsday conspiracy"라느 소설 첫머리에  나오는 구절이다.

 

소설은 기존 시드니 셀던 스타일의 스릴러인데 SF의 외양을 빌려오긴 했으나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흥미진진하진 않아서인지 나에겐 저 문장만이 인상깊게 남아있었고 나중에 문득 떠올라 찾아보니

원래 영어구절로는 "May you live in interesting times" 이었다.

거기에 더해 저 문장은 중국 속담도 아니고 오래된 격언도 아니란걸 알게되었다

여기저기서 고대중국 격언, 속담, 저주라고 인용되지만 중국과는 관련없는 최근에 나온 말이라는거다.

(오! 구글의 위대함이란.)

언뜻 듣기에는 축원하는 말같은 이 문구가 사실 아이러니 하게도 저주란건 누구나 금새 알수있으리라.

재미나지 않은 세상, 시절이 더 평화롭고 조용할테니 삶이 더 안전하리라.


우리나라 정치판이 워낙 다이나믹해서 총선이나 대선 같은 큰 선거 전에도 예측이 워낙 힘들다. 

거기에 그나마 내놓은 예측들조차 뒤집어지게 만드는 사건들이 대선 며칠전에도 빵빵 터지는게 한국 정치라고 외신기자들이 그런다는 이야기를 방송 시사프로그램의 어느 패널의 말로 들은적이 있었다.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과거 한국의 근현대사야말로 다이나믹이란 수사가 부족할 정도의 격변,격동기였다. 


하지만 정치에서는 이젠 그닥 대단한 일들은 앞으론 별로 없으리라 생각했다.

양대 정당이 말로만 진보 보수지 일부정책들을 제외하면 정책들간 차이점도 별로 없고

진영가르기,편가르기의 연속일뿐이고 정치인들도 그밥에 그나물들.

그러나 현실이 상상을 앞서는 법.

우리는 아직 재미있는 시대에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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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S 사태로 본 한국의료 현실


괴거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라는 소설을 썼다.

1940년대 프랑스령 알제리의 한 도시 Oran에서 페스트가 발생하고, 도시가 외부와 약 1년간 격리되고

도시안에서 사람들이 계속 죽어나가는 상황을 그린 실존철학 소설이다.

2015년에 페스트는 아니지만 지금 MERS 라는 악령이 한국을 활개치고 있다.

최초의 환자는 보건 당국에 검사를 요청했으나 

질병관리본부(질본)은 발병지역이 아닌 다른 국가를 여행하고 왔다고 검사 안하겠다고 했고 

검사해서 음성이면 해당 병원이 책임지라는 소리까지 했다고 한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50601154513029 

책임지라니 도대체 뭘 책임지라는걸까? 검사비용?

현재의 사태는 안이한 보건당국의 대처 그리고 감염자 관리,

저수가로 감염병상도 제대로 없는 열악한 국내 병원의 설비, 그리고 한국민들 특유의 문화가 모두 작용한 결과라고 모두들 보고있다.

내가 감염자 같아도 중국출장을 가야하는 현실, 안간다고 버티면 회사에서 나가라고 했을 그런 기업문화.


그런데 비난을 받아온 중국에 출장가서 격리된 환자도 나름의 할말은 있는것 같다. 

http://news.kbs.co.kr/news/NewsView.do?SEARCH_NEWS_CODE=3086923&ref=D

이쯤되면 한국보건당국의 수준에 어처구니가 없어지는 순간이다.

대개 사람이 하는 일은 실수가 있을수밖에 없기 마련이고 따라서 대형병원 같은곳에서는

투약사고 같은 '사고'를 막기위해 2,3중의 안전 장치를 마련한다.

그래도 사고가 나는경우는 이 안전장치에서 공교롭게도 모두 걸러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질문해보자.

우리는 pandemic disease에 대한 어떤 2중 3중의 fail-safe를 가지고있는지?

카뮈 형님이 보시면 무슨 글을 쓰실지 궁금해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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